모리아/길

안정적인 청년 사역

ree610 2023. 6. 18. 10:09
누군가 '청년 연합이 잘 되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솔직히 '답을 찾기 어렵다'고 말할 것이다. 왜냐하면 연합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 사역에 재능이 있는 목회자와 소명 의식이 투철한 청년 리더가 이끌어 간다고 할지라도 주변의 다른 청년들과 교회 중진들이 구경만 하고 있다면 정말로 해법을 찾기 어렵다.

필자도 3년 동안 경서노회 청년 지도목사로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코로나19 때문에 모이기 힘든 현실이 아니라 지교회의 참여와 목회자들의 관심 부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 연합회 임원들의 열정과 예배를 사모하는 청년들의 노력으로 모임은 중단되지 않았고, 연합 활동도 동력을 얻었다. 우리는 연합 활동을 무력하게 만드는 각종 핑계들을 경계해야 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청년들의 마음을 모아 꿈을 이뤄가야 한다.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지금도 여러 노회와 교회들이 예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총회 역시 청년 사역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그 동안 생각해 온 청년 연합을 위한 방법들을 이렇다.

1차적으로 각 교회에 있는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아무리 규모가 작은 교회라도 청년은 있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데, 바로 교인들의 자녀가 그렇다. 타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든지 대학을 다닌든지, 분명 어딘가엔 숨어 있는 청년들이 있다. 물론 그들을 찾아낸다 하더라도 규모가 작은 교회에서는 청년을 위한 예배나 프로그램을 제공하긴 어렵다. 그렇기에 지교회 청년들이 평소에 연합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성해 놓아야 한다. 연합회는 교회의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청년 활동이 유지되도록 하는 훌륭한 장치가 된다.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자면 어떤 교회는 타지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주말에 교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여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그들이 다니는 직장과 대학교를 찾아가 심방하는 교회도 있다. 개 교회의 이런 작은 노력들이 연합이라는 큰 모임을 만드는 기초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와함께 노회 산하 교육자원부의 활동도 중요하다. 청년 사역에 비전이 있는 지도 목사를 노회가 선정하되, 그 선정 과정에서 청년 연합회나 지교회 청년 임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면 좋겠다. 특별히 청년 사역은 청년들과의 교감 및 공감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지도 목사가 선정되면 노회는 그가 지속적으로 헌신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리더가 자주 바뀌면 사역이 단절되거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청년 연합회들의 걱정 중 하나는 함께 예배를 드리려고 해도 예배 장소를 구하기가 힘든 것이다. 따라서 노회가 거점 교회들을 지정해 안정적으로 예배 장소를 제공해 주고, 언제든지 다양한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또한 청년 연합회에 대한 적절한 예산 편성도 꼭 필요하다. 어떤 모임이든 예산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이와함께 전국 규모의 연합 활동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노회에 청년 연합회가 구성돼 있다면 청년회전국연합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사역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해만 해도 대한예수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는 지역의 두 세 노회를 모아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노회 청년연합회 주관으로 부흥회나 수련회, 세미나 등을 진행할 때에도 청년회전국연합회와 협력하면 역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편 133:1)"라는 말씀처럼 무슨 일이든지 연합과 협력의 기회를 마련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가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는 '청년 기근' 현상이다.

필자가 읽은 호세아서 9장 7절 "선지자가 어리석었고 신에 감동하는 자가 미쳤나니 이는 네 죄악이 많고 네 원한이 큼이니라"의 해설을 공유하고 싶다. 선지자들의 경고의 메시지를 들은 사람들이 선지자를 '바보'나 '미친 사람'으로 취급한다면, 더 큰 문제는 선지자들 스스로도 사명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런 현상은 죄로 인한 후유증 때문이라는 해설이었다.

죄를 떠나야 시대를 읽을 줄 알고 영적 사명을 자각할 수 있으며, 사명에 충실할 수 있다. '청년이 있어야 교회가 산다'라는 말에 동의한다면, 그 만큼 목회자들의 영적 각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시간이 흐를수록 청년 기근현상은 더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목회자는 하나님 앞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지고 청년을 바라보며 품어야 한다. 청년들 역시 힘써 여호와를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하나님을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답을 찾기 어려운 것이 청년 연합이다.


홍성훈 목사 / 주사랑교회·전 경서노회 청년부연합회 지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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