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ree610 2025. 2. 21. 07:58

[낮은 곳으로]

-이정하-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