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서홍관-
때로는 왈칵 쏟아질 듯 그리운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
나를 감싸주던 밝은 가을 햇살과
뻐꾸기 소리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젊은 날
분노로 외치던 광화문 네거리와
목놓아 울던 막걸리집과
온몸을 말리우듯 태워대던
하숙방의 담배연기에 대한 것이기도 하고
조그만 인간의 진실들이 모여
커다란 사회와 역사를 이룬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인간이 때로는 끝없이 아름답고
뜨거울 수 있음을 보여준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루내 나를 붙들고
눅진눅진 짓이기던 것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어느 날 석양길에
그리운 것들이 나를 찾아와
따스한 불길을 활활 지피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