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동설
- 김경미
낮 동안 지구는 네모난 거다
가장자리에는 낭떠러지 절벽이 있어
가다보면 아득히 떨어지기도 하는 거다
눈물도 직사각형이어서
흘릴수록 손등 붉어지다가
그 네모진 동백꽃
구부려 흐린 발을 씻을 때 비로소
등을 따라 가장자리 둥그러지고
손등의 붉은 상처도 백열전구 쥔듯 환해지고
수그린 이마를 중심으로 별자리도 조금씩
이동하기 시작하는 것
침을 뱉을 듯이
하루를 버틴 발을 씻으라고
저녁이면 비로소
지구는
저무는 세숫대야에 띄워진 수련처럼 둥글어지는 것
흔들리는 부레옥잠처럼
물속, 바닥 없어도 뿌리는 내리는 것
* 뭔지 모르지만 참 힘든 삶을 표현하고 있다.
사는 게 각지고 절벽이고 낭떠러지고 눈물이란다.
하지만 집에와 둥그러지고 환해지고 멈출 수 있단다.
좀 즐겁게 따뜻하게 사랑하며 더불어 살수는 없는 것일까?
둥그러진 날들이기를
웃는 날들이기를
따뜻한 날들이기를!
_ 율리의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