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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보수 교단과 대형 교회들이 주축이 되어 10월 27일 광화문에서 모여 좌파 척결과 동성애 반대 집회를 갖는 것에 대해...

ree610 2024. 10. 21. 11:45

개신교 보수 교단과 대형 교회들이 주축이 되어 10월 27일 광화문에 모여 좌파 척결과 동성애 반대 집회(그들 말로는 예배)를 갖는 것에 대해, 시민사회와 의식 있는 종교인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10월 27일은 전 세계 개신교회가 종교개혁 주일로 기념하는 날이어서, 하필 이런 날에 꼭 그런 정치 집회를 서울 시내 한 복판에서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머릿 수를 앞세워 정치적 의사 표시를 관철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점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대회를 주도하는 개인과 세력들이, 단지 10월 27일의 집회뿐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그리고 처신해온 내력을 볼 때, 자칭타칭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얼굴 마담 노릇을 하고 있는 현실이야말로 한국 개신교의 병폐가 얼마나 뿌리 깊고 어쩌면 사실상 더 이상 치유 불가능한 상태라고 진단합니다.

보십시오.
10월 27일 집회를 주도하는 개인과 세력들이 어떤 역사를 가졌는지를 말입니다.

이들 절대 다수는

1. 박정희-전두환 시대에 불의한 권력에 침묵하거나 협조했던 자들입니다.

2. 이들 중 대다수는 이명박-박근혜를 공개 지지하거나 간접적인 방식으로 찬동했던 자들입니다.

3. 이들은 문재인 정권 당시, 전광훈이 광화문에서 '청와대를 접수하자'고 선동할 때, 전광훈을 시대의 예언자로 칭송했던 자들입니다.

4. 이들은 지난 대선에서 무당-이단들과 손을 잡고 윤석열 정권의 탄생에 지대한 공헌을 했던 자들입니다.

5. 바로 이들이 10월 27일 '나라를 살리겠다'며 대규모 군중 집회를 획책하는 자들입니다.

불과 몇 년 전, 전광훈이 자신이 주도하는 집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생명책에서 이름을 삭제하겠다'고 협박했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목사가 그런 비슷한 협박과 공갈을 일삼는다고 합니다.

아주 신성모독이 가관입니다.

한국의 시민사회가 이런 모습을 보면 무얼 느끼겠습니까?

한국 개신교는 참으로 '파렴치한'이라고 생각하지 않겠습니까?

불과 2년 6개월 전, 한국 개신교 보수 집단이 총단결하여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아놨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 어떻습니까?
나라가 엉망진창입니다.
오죽하면 조중동 같은 극우 신문들마저, 이러다가는 큰일나겠다는 사설을 쏟아내겠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그릇된 정치적 선택 때문에 국가 공동체 전체가 고통을 당하는 현실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하고 공개 사과하며 자숙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이 나서서 '나라를 구하겠다'며 대규모 무력 시위를 벌이는 꼴이라니, 참으로 후안무치합니다.

한국 보수 개신교는 '나라를 구하기' 이전에, 자신들부터 구할 걱정을 하십시오.

당신들이, 목사 독재를 하면서, 엄청난 액수의 연봉으로 호의호식을 하고, 교회를 자식들에게 세습하는 것이야말로 전도의 문을 막고 있는 첫째 원입니다.

당신들이, 반지성주의로 똘똘 뭉쳐, 맹목과 비합리를 신앙의 이름으로 설파하며 사람들의 뇌를 세탁하는 것이야말로 전도의 문을 막고 있는 둘째 원인입니다.

당신들이, 한국 현대사에서 불의한 권력을 남용한 정치세력에 빌붙어, 그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어용 종교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 전도의 문을 막고 있는 셋째 원인입니다.

당신들의 실체를 안다면,
나라를 구하기 이전에 제발 당신들부터 구원하십시오.

- 새물결 풀러스 대표 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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