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기도

"고맙다. 할 만큼 했지..." 김민기 선생이 떠난 날에 이 기도 시집을 읽습니다..

ree610 2024. 7. 23. 09:39

"고맙다. 할 만큼 했지..."
김민기 선생이 떠난 날에 이 기도 시집을 읽습니다.
이문재 선생이 국내외 대표적 기도 시를 골라서 엮은 시집입니다.

모든 기도는 자기를 놓아버리는 순간,
신성에 가 닿는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당신의 머리맡에 부디 이 기도가, 이 시집이 놓여지길 빕니다.

저는 원래 천국 사람이었습니다

ㅡ  다니엘 슈만

어머니,
제게 남은 이 생의 마지막 나날이
몹시 괴로울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러모로 제 생애 최고의 날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께서 슬퍼하시면, 저는 제 모든 꿈을 이루기 위해 몇백 년을 더 살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게 주어진 시간에 충실했으니, 저는 아무런 후회가 없습니다.
아마도 제가 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느긋한 마음으로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는 일이 절대로 없었을 테죠.
이것은 시커먼 구름을 뚫고 찬란하게 쏟아지는 은빛 햇살과 같습니다.
꿈을 이룰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죽은 사람들이 참 안타깝습니다.
저는 모든 꿈을 이루었는데 말입니다.

제가 천국에 갔느냐고 누군가 묻거든, 어머니 이렇게만 말씀해주세요.
저는 원래 그곳 사람이었다고.

ㅡ어머니를 사랑하는 아들
다니엘 드림

<당신의 그림자 안에서 빛나게 하소서> 이문재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