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첫 사랑

ree610 2024. 1. 30. 07:56

[첫사랑]

-류시화-

이마에 난 흉터를 묻자 넌
지붕에 올라갔다가
별에 부딪친 상처라고 했다

어떤 날은 내가 사다리를 타고
그 별로 올라가곤 했다
내가 시인의 사고방식으로 사랑을 한다고
넌 불평을 했다
희망 없는 날을 견디기 위해서라고
난 다만 말하고 싶었다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누가 그걸 옛 수첩에다 적어 놓은 걸까
그 지붕 위의 별들처럼
어떤 것이 그리울수록
그리운 만큼 거리를 갖고
그냥 바라봐야 한다는 걸

'모리아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래도 꽃은 핀다  (2) 2024.02.02
오늘 같은 날에는  (2) 2024.01.31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2) 2024.01.29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자  (2) 2024.01.28
우리 사랑은 이렇게 하자  (2) 2024.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