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우리가 눈발이라면

ree610 2023. 12. 24. 14:12

[우리가 눈발이라면]

- 안도현 -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개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 이의 붉은 깊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모리아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나무들  (0) 2023.12.28
겨울사랑  (0) 2023.12.26
이 겨울에  (0) 2023.12.22
가진 것이 빈 손밖에 없을지라도  (2) 2023.12.21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0) 2023.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