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생각!

2030세대 문화와 복음전도

ree610 2023. 9. 7. 15:14

2030세대를 위한 문화와 복음전도

 

한국교회의 위기는 전도의 위기이고, 전도의 위기의 핵심에는 2030세대에 대한 전도의 어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2030세대가 차지하는 인구 비중은 26.2%로 적지 않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2030을 보기 어렵다. 그만큼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고 전도도 어렵다. 게다가 탈종교 현상의 가속화와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청년전도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30세대 문화의 특징을 살펴보고, 문헌연구와 함께 선교단체와 지역교회의 청년사역 사역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얻은 2030세대 전도를 위한 7가지 통찰을 나누고자 한다.

2030세대 문화의 특징 첫 번째는 권위주의와 수직적인 소통방식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라떼는 말이야'라든가 '꼰대'라는 표현은 젊은이들이 얼마나 기성세대의 일방적인 소통방식을 혐오하는지 보여준다. 최근 기독청년들 대상 조사에서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주의적인 태도" 때문에 불만족 한다는 청년의 비율이 34.9%로 가장 높았다. 둘째, 청년들은 공정을 열망한다. 한 조사에서 청년들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통념에 74%가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경쟁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경제력과 지위 등으로 결과가 결정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공정한 경쟁을 열망하는 것이다.

셋째, 정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살아간다. 한 조사에서 38.4%의 청년들이 지난 1년간 불안증,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경험했다고 응답했고, 특히 여자와 예체능계열 청년들은 절반 정도로 더 심각했다. 정서적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 자살이다. 통계청의 2019~2020 자살률을 보면 20대가 가장 많이 증가했고, 자살이 20대(54.4%)와 30대(39.4%)의 주요 사망 원인이다. 넷째, 태생부터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한다. 2030이 주도하는 피지털리티(Physitality: 물질과 디지털이 공존하는 세상)는 경계가 모호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혼재하며, 상호 의존하는 가운데 변화하는 특성이 있다. 다섯째, 2030세대는 가치를 추구한다. 환경과 인권을 중요시하고,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하면 큰 지출도 마다하지 않는다. "돈쭐낸다"는 표현은 이러한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구를 통해 이처럼 독특한 문화적 특성을 지닌 2030세대의 전도를 위한 일곱 가지 통찰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권위적/수직적인 소통을 지양하면서 다양한 접촉점을 제공해야한다. 공격적인 전도는 권위적으로 느끼고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을 가져온다. SNS, "에브리타임" 같은 소통창구를 활용하거나, 청년들의 필요를 채우는 도시락이나 반찬 나눠주기, 중간고사 기간에 컵라면 제공, 솜사탕 전도, 퀴즈전도 등 다양한 노력이 가능하다. 부산의 함께하는교회는 아예 교회에서 10분 정도 거리의 부산대 근처에 "거점카페"를 마련했다. 카페에 친구를 데리고 와서 차도 마시고 보드게임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회 사람들과 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지역교회가 대학 선교단체와 협력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둘째, 환대의 소그룹을 제공해야 한다. 2030세대는 상처가 많고 안전하고 가치 있는 공동체에 목말라 한다. 동창회·향우회·친족모임은 약화되지만 살롱 모임, 소셜다이닝, 런닝크루 등 낯선 사람들과도 기꺼이 만나는 것이 그 반증이다. 소그룹을 제공할 때 네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소속감(belonging)과 진정성(authenticity)을 느낄 수 있는 환대를 제공하는 공동체여야 한다. 소그룹 모임의 강조점이 예배나 성경공부 보다 삶을 나누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지역 중심이 아닌 구성원의 필요나 관심, 직업, 연령, 취향 등 동질성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소그룹 모임에는 환대를 실천하는 식사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셋째, 예수님의 삶을 나누는 전도를 모방해야 한다. 로버트 콜만이 동거와 시범 등 예수님의 제자훈련을 다룬 책의 제목을 '제자훈련'(discipleship)이란 용어를 빼고 '주님의 전도계획'(The Master Plan of Evangelism)이라고 지었다는 사실은 큰 의미가 있다. 주님의 전도는 어떤 의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함께 지내면서 사귐을 통해 살아 있는 인격으로 전수되었다. 즉, 일회성 만남이나 사영리 같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삶 전부를 나누는 전도여야 한다.

넷째, 전도의 목표가 단순히 한 사람의 회심이 아닌 제자 삼는 것이어야 한다. 조지 헌터는 제자삼기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 전도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음을 강조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청년전도에 집중하고 열매가 있는 교회의 청년담당 사역자들 여럿이 그 교회출신(homegrown)이라는 점이다. 부산 함께하는교회의 경우 청년부 교역자가 없고 대신 청년부 출신의 평신도 간사가 150명 규모의 청년부를 섬기고 있다. 8년 만에 청년이 23명에서 850여 명으로 성장한 화양교회도 청년부 출신 목사가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다.

다섯째, 기다려주고 경청해야 한다. 삶으로 보여주고 나누는 전도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팀 켈러의 City to City 교회개척 훈련을 받고 GospelCityLA 교회를 개척한 박한얼 목사는 "3명에서 10명 만드는 것이 10명에서 40명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또한, 경청이 중요하다. 자기중심적이고 상처가 많은 2030세대는 충분히 경청해줄 때 마음을 열고 복음을 듣는다.

 

여섯째, 디지털 원주민인 2030세대에게 미디어전도는 창의적인 접근과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몇 가지 기억할 것은 동영상의 경우 짧아야 하고, 화질이나 음색이 일정 수준을 갖춰야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역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디어전도에서 중요한 것은 창의적인 콘텐츠의 생산과 접근인데, 이를 위해선 지시보다 청년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팀 켈러의 복음 메시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장 세속화된 도시 뉴욕에서 리디머장로교회를 개척하여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교회로 성장시킨 그 핵심에는 팀 켈러 목사의 독특한 복음이해가 있다. 첫째, 구원받으려면 거룩하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율법주의'와 구원받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살아도 된다는 '율법폐기주의'의 양 극단을 피해야 한다. 둘째, 성경을 읽을 때 내가 할 일이 아닌 예수가 하신 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셋째, 구속의 목적이 세상을 탈출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창조-타락-구속-회복까지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회복을 열망하며 세상을 새롭게 하는데 헌신하는 것이다. 십자가의 복음에는 청년들이 갈망하는 공정을 넘어선 역설적 가치와 비전이 있다. 바로 이 복음이 선포되어야 한다.

구병옥 교수 / 개신대학원대학교 전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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