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먹은 희망으로
ㅡ 박노해
텃밭에 심은 배추를 뽑아
대충 씻어 쌈을 싸먹는데
배추 벌레 한 마리
늘씬늘씩 기어간다
하 고놈 참 이쁘다
고맙다
너 아직 살아 있구나
그냥 눈물이 난다
흠집 하나 없는 아주 매끈한 배추처럼
벌레 하나 법접 못하게 혹독하게
인간의 욕망을 죽이던 시철이 있었다
내 언 몸 속 죽은 듯한
배추벌레를 눈뜨며 꿈틀댄다
아 나 살아 있다
이리 푸르른 속울음으로
벌레 먹은 희망으로 나 살아 있다
벌레 먹은 희망으로
ㅡ 박노해
텃밭에 심은 배추를 뽑아
대충 씻어 쌈을 싸먹는데
배추 벌레 한 마리
늘씬늘씩 기어간다
하 고놈 참 이쁘다
고맙다
너 아직 살아 있구나
그냥 눈물이 난다
흠집 하나 없는 아주 매끈한 배추처럼
벌레 하나 법접 못하게 혹독하게
인간의 욕망을 죽이던 시철이 있었다
내 언 몸 속 죽은 듯한
배추벌레를 눈뜨며 꿈틀댄다
아 나 살아 있다
이리 푸르른 속울음으로
벌레 먹은 희망으로 나 살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