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이팜나무 아래서

ree610 2021. 4. 30. 07:07

이팜나무 아래서

ㅡ 김 밝은

저만치서 머뭇거리는 봄을 불러보려고
꼭 다물었던 입술을 뗐던 것인데
그만,
울컥 쏟아낸 이름

고소한 밥 냄새로 찾아오는 걸까

시간의 조각들이 꽃처럼 팡팡 터지면
기억을 뚫고 파고드는 할머니 목소리

악아, 내 새끼
밥은 묵고 댕기냐

이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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