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강은교-첫눈이 내린다흙에 닿으면 흙으로눈물에 닿으면 눈물로내리는 족족 녹으며자꾸 내린다웬 슬픔들 여기엔 이리 많은지동구 밖 넓은 길 훠이훠이 떠돌다가더는 몸비빌 곳 없어찾아오신 넋들구름 위에서 구름이 부서진다바람 앞에서 바람이 부서진다어이 하리 못다한 우리네 사랑내려 쌓이지 않으면 어이 하리첫눈을 맞는다흙이 되어 흙을눈물이 되어 눈물을 맞는다살아서 형체도 없이 살아서파란만장 골목마다흩어지는 아우성들어디 한번 당신 옷깃에녹는 살 대어보리라며가슴팍이란 가슴팍끓는 김 되어 용솟음치리라며혹은 당신 이마 밑얼음으로 깊이 깊이합치리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