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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청구인 윤석열의 최후 변론을 보고>
2월 25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의 최후 변론이 개최되었다.
무엇보다 피청구인 윤석열 대통령의 최후 변론에 이목이 집중되었다. 피청구인은 77페이지 짜리 최후 변론 원고를 사전에 언론에 배포하였고,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피청구인은 거의 이 원고대로 읽어 내려 간 것으로 보인다.
최후 변론의 주된 내용은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대국민 담화문의 내용과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잘못된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에 대하여 여전히 헌법에 따른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인데 왜 내란몰이를 하느냐는 강변에 지나지 않았다.
피청구인의 비상계엄선포와 그 이후의 대국민 담화 그리고 변론에 출석하여 주장해 온 발언과 어제 이루어진 최후 변론을 전체적으로 볼 때,
자신이 인정한 행위만 가지고서도 충분히 대통령직으로부터 파면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하다는 점을 본인 스스로만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우선 야당의 소위 연속된 탄핵과 "입법폭거", 그리고 예산삭감은 누차 지적한 대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회의 대정부 견제권의 행사의 일환이다.
이를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국가비상사태로 판단하고, 국회를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하고서 일거에 척결하여야 할 대상으로 판단한 피청구인의 인식 자체가 처음부터 반헌법적이고 민주주의에 대한 적으로서의 사고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피청구인은 물론 국민의힘 당은 줄곧 국회의 결정에 대하여 그것을 “국회의 결정”이라 하지 않고 “야당의 결정”이라고 하고 있다. 그런데 제22대 총선의 결과 압도적으로 야당이 다수인 여소야대의 국회로 구성한 것은 국민이었다. 이러한 여소야대 국회 하에서 대통령은 처음부터 국회와 협치를 해 나가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정치지형을 국민 스스로가 만들어 준 것이었다.
대통령이 국회보다 더 많은 민주적 정당성을 가진다거나 국가원수로서의 지위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대통령이 원하기만 하면 국가비상사태로 선언하고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87년 헌법은 과거 군사정권 하의 헌법과는 달리 비상계엄의 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 계엄해제요구권을 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판단권은 국회에 유보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전시나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는 적이 무력을 동원하여 대한민국을 침입하거나 또는 무장세력에 의한 내란이 발발하여 내전이 일어났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사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계엄법은 이것을 더욱 구체화해서 비상계엄이든 경비계엄이든 “적과의 교전상태”가 있을 것을 계엄선포의 요건으로 하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그 어떠한 전쟁이나 내전 혹은 적과의 교전상태는 존재하지 않았다. 피청구인이 야당의 연속된 탄핵과 입법폭거, 0.64%의 예산삭감을 적의 무력침공과 유사한 국가비상사태로 단정하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명백히 헌법해석의 한계를 뛰어 넘은 자의적 해석으로서 대통령 스스로가 헌법을 준수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명백하고도 중대하게 헌법을 위반한 것이다.
다른 헌법위반도 아니고 비상계엄에 관한 헌법 제77조의 위반행위는 우리 헌정사를 뒤돌아 볼 때 수 없이 많은 군사쿠데타를 경험하고서 피로써 민주주의를 일구어 낸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87년 헌법 하에서 국민에 의하여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 오히려 국민을 향하여 계엄군의 총부리를 들이대고 국회를 봉쇄하여 계엄해제요구권 행사를 방해하려 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등 국회의원들을 체포하고 사실상 국회를 무력으로 해산한 후 소위 국가비상입법기구를 설치하여 헌법개정과 장기집권을 도모하려 들었다는 것은 정상적인 민주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그 자체로 명백하고도 중대한 헌법위반행위가 아닐 수 없다.
피청구인은 국회의원을 끄집어 낸다 하더라도 다른 곳에서라도 계엄해제 요구안을 의결할 수 있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궤변을 둘러대고 있지만, 우리 국회법은 과거에 국회 본회의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날치기 의안통과를 하던 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 국회의장이 표결할 안건의 제목을 의장석에서 선포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규정한지 이미 오래 전인데, 피청구인이 이것을 몰랐을 리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특전사령관에게 직접 비화폰으로 전화하여 의결정족수가 다 차면 안 되니 국회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서 의원들을 다 끄집어 내라고 명령하고 다그쳤던 것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러한 명령과 지시가 코드원, 즉 대통령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은 이미 예하 부대에 복명복창으로 다 전파가 되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이를 부인한다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은 피청구인이 국회를 무력화하려고 했다가 실패 했던 것이며 이것이 바로 국헌문란이다. 다시 말해서 서울 상공에서의 비행허가가 약 40분 정도 늦게 떨어지는 바람에 헬기 12대가 국회에 늦게 도착을 하였고, 그 사이에 수 많은 시민들과 보좌관들이 국회를 둘러싸고서 계엄군의 국회진입을 막았고, 국회의원들은 국회 담을 넘어서 본회의장으로 들어와 비상계엄해제 요구안을 극적으로 처리하였떤 것이고 특전사 등 군인들 역시 대통령의 부당한 명령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변론에 나와 증언을 한 김현태 707특임단장은 실제 단전을 하기 위해서 국회 본청 지하로 내려갔었다고 하였고, 국회가 12월 4일 01:03에 계엄해제요구안 가결을 한 직후에 실제로 단전을 한 사실도 얼마 전에 언론을 통하여 보도되었다. 만일 국회가 계엄해제요구안 가결을 하기 전에 단전이 되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 아닌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15명 정도 들어가서 어떻게 의원들을 끄집어 내느냐고 하면서 마치 호수 위의 달그림자를 떠 내려는 것 같다고 허무맹랑한 궤변을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국무회의를 안 한 것이 아니라 하였다고 하면서 절차적 요건의 흠결에 대해서도 방어하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금융실명제 긴급재정경제명령 사례를 들고 있다.
그러나 헌법 제76조의 긴급재정 경제명령과 헌법 제77조의 비상계엄 선포는 전혀 다른 제도이다.
긴급재정 경제명령의 경우는 국회를 소집할 여유가 없을 경우에 대통령이 긴급재정 경제명령을 선포할 수 있지만 그것도 곧바로 국회의 승인을 얻지 않으면 효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위한 긴급재정 경제명령을 선포하였떤 것은 그와 같이 전격적으로 금융실명제를 실시하지 않으면 지하경제에 은익되어 있던 검은 뭉치돈들이 일거에 해외로 빠져 나가 사실상 금융실명제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도 그 긴급성을 인정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국회 역시 이 긴급재정 경제명령을 승인하였던 것이다. 그야 말로 그것은 긴급한 경제적 조치에 불과하였다. 이에 반하여 비상계엄은 전쟁이나 내란 등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병력으로서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 비로소 선포할 수 있으며, 그럴 경우에도 국무회의의 개최, 국회에의 통보, 공고, 문서에 의한 선포,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 등 여러가지 절차적 요건들을 반드시 거치지 않으면 안 되도록 헌법과 계엄법이 명령하고 있는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변론에 나와 증언을 하면서 그것은 통상의 국무회의와는 완전히 달랐으며 형식적, 실체적으로 국무회의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인정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국무회의를 한 5분 하였다고 하더라도, 국회의 통고도 없었고, 공고도 하지 않았으며,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 즉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의 부서도 없었지 않았는가? 그것이 바로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비상계엄선포의 절차적 요건의 위반인 것이다.
그러므로 백보양보하여 5분 정도 11명의 국무위원이 모여 간신히 비상계엄선포를 위한 국무회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나머지 형식적 요건은 여전히 갖추어지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12·3 비상계엄선포는 헌법상의 실체적 및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그 자체로 명백하고 중대한 헌법 위반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기 위하여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믿었던 피청구인의 사고는 바로 ‘짐이 곧 국가’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최후 변론에서 피청구인은 만일 탄핵심판이 기각될 경우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87년 헌법, 즉 현행헌법을 몸에 맞추기 위하여 헌법개정에 몰두하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맞이하고 있는 글로벌 위기에 대응하여 외치에 전념을 하고 내치는 총리에게 일임하는 소위 이원정부 (이원집정부)제 정부형태의 헌법개정을 추구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이것 역시 여전히 과연 피청구인에게 헌법수호의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이 말은 이원정부제 헌법으로 개정하여 자신이 외치를 담당하는 대통령을 하고 국무총리로 하여금 내치를 맡게 하고자 한다는 것으로 들리는데, 그렇게 될 경우 결과적으로 현행 헌법상 대통령의 임기는 단축하거나 단축을 하지 않더라도, 개정헌법에 의하여 이원정부제 대통령을 한번 더 한다고 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이는 임기연장과 관련한 헌법개정의 경우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하는 헌법 제128조 제2항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 헌법개정의 의사가 아닌가 생각되기 때문에 이 역시 피청구인의 헌법수호 의지에 대하여 상당히 의심을 던질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한다.
결론적으로 ‘경고성 계엄’이나 ‘국민에게 호소를 하기 위한 계엄’은 우리 헌법의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달리 말해서 그러한 주장은 피청구인이 하고자 한 계엄은 위헌적이며 초헌법적 계엄이었따고 하는 것을 자인하는 말 외에 다름이 아니다. 그리고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 국회는 평온했다. 병력으로써 국가비상사태를 해결해야 할 그 어떠한 전쟁이나 사변 또는 그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질서유지를 위해서 계엄군을 국회로 보냈다고 한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한 장본인은 국회가 아니라 피청구인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어제 탄핵심판의 최후 변론을 지켜 본 소감은 피청구인의 헌법수호의지의 결여 그 자체였다. 대통령이 지는 헌법수호의 의무는 스스로가 헌법을 준수할 의무를 지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국회나 선관위가 하는 행위가 위헌·위법인지 여부는 헌법재판소나 사법부가 판단한다.
헌법수호와 국민의 기본권보호의 의무를 지는 최후의 심판기관, 즉 최후의 헌법수호자는 헌법재판소이지 대통령이 아니다. 왜냐하면 대통령이 직무집행과 관련하여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경우 국회가 가결한 탄핵소추에 대하여 최종적 판단을 하는 기관은 헌법재판소이기 때문에, 최종적이고도 유권적인 헌법수호기관은 헌법재판소인 것이다. 이제 이 헌법재판소가 피청구인 윤석열 대통령에 의하여 무너진 헌법질서를 다시 수호하고 회복하는 일만 남았다.
오늘 최후 변론을 보고서 나는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하는 선고를 할 것으로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 방승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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