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댄스
- 한강
눈물은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게
나를 다 삼키진 않았죠
악몽도
이제 습관이 되었어요
가닥가닥 온몸의 혈관으로
타들어오는 불면의 밤도
나를 다 먹어치울 순 없어요
보세요
나는 춤을 춘답니다
타오르는 휠체어 위에서
어깨를 흔들어요
오, 격렬히
어떤 마술도
비법도 없어요
단지 어떤 것도 날
다 파괴하지 못한 것뿐
어떤 지옥도
욕설과
무덤
저 더럽게 차가운
진눈깨비도, 칼날 같은
우박 조각들도
최후의 나를 짓부수지 못한 것뿐
보세요
나는 노래한답니다
오, 격렬히
불을 뿜는 휠체어
휠체어 댄스
@강원래의 공연에 부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