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를 부르는 여덟 가지 말
ㅡ 이기철
알록달록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오밀조밀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사뿐사뿐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꽃삽 하나에 찰찰 넘치는 은모래의 이름들
채송화
하루살이꽃
앉은뱅이꽃
땅꽃
뜸뿍꽃
솔잎모란
나비서방꽃
잔디부채꽃
한 꽃에 새긴 여러 마음들
맨 처음 불렀을 붉고 둥근 입술
처음 둘은 국어사전에 다음 둘은 식물사전에 그 다음 둘은
백과사전에 나머지 둘은 어느 꽃밝은 아침에 떨어진 단추를
줍듯 내가 주은 이름 채송화를 부르는 여덟 가지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