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빛 연가
ㅡ 김혜련
화려한 봄날이 가고
초록이 짙어가던
외딴곳에서
말없이 고개를 내 미네요
짙고 환한 보라색들이 모이고 모여
저 가느다란 바늘 같은 끝 쪽이
꽃술이 되어 꽃가루를 날리고
보랏빛 입술이 열리면
환한 환이 생기는 엉겅퀴꽃
미소를 짓고 있네요
외딴곳 무덤가에 기대어
인간사 부대끼고 살지만
한걸음 물러나서 바라보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바람결에 고개를 저으며
보라 빛 연가를 부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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