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애련(哀憐)
그의 영정사진 앞에 서니
애련의 마음이 더욱 출렁거렸다.
김근태, 장기표 그리고 여전히 우리 곁에 있는 이부영
이 세 이름은
한 시절, 치열한 투쟁의 한 복판에 빛나는 별의 광채 자체였다.
이 가운데 장기표,
그의 삶이 지나온 고개를 돌아보면
애잔하고 쓸쓸하고 심히 아프다.
너무 빠르게 노쇠해버린 한때의 전사(戰士)
왜 그랬을까.
질문은 남고 답은 없다.
그의 이름을 자기 정치로
난도질하며 소비하는 윤석열과 그 일당
그러나 이에 대해
그가 과연 할 말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장기표의 변천사.
그럼에도 그의 마지막을 찾아 애도를 표하는 까닭은
달리 있지 않다
허망한 정치적 판단에도 불구하고
그의 영혼이 갖는 순수의 영토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지하, 장기표
그렇게 우리에게 애련의 이름으로 살다 갔다.
어떤 면모가 더 깊게 역사에 남게 될까.
역사가 그 내면의 진실을 알 수는 있기나 할까.
그에게 기대었던 한 시대의 빚은
그 빚대로 고맙고 따뜻하게 기억하고 싶다.
장기표 선배,
이제 편히 가시오.
- 김민웅 교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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