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삶

혹은 성스러운 산으로 들어가라 - 곽노순 - 남이 졌기 때문에 기쁜 것은 악취미이다. 내가 이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악습이다.

ree610 2024. 6. 9. 08:15

혹은 성스러운 산으로 들어가라

- 곽노순 -

남이 졌기 때문에 기쁜 것은 악취미이다.
내가 이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악습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었기에 기쁜 것을
건강이라 한다.

남이 이겼기 때문에 씁쓸한 것은 독이다.
내가 졌기 때문에 씁쓸한 것은 병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지 못하여 아쉬워하는 것을
건강이라 한다.

나도 질 수 있구나 하여 슬며시 웃는 사람을 크다고 한다.
내가 이길 수도 있구나 하여
슬며시 싱거워하는 사람도 크다고 한다.
이 큰 것을 혹은 성스럽다고 한다.
악취미와 악습, 독과 병의 늪에서 헤어나와
건강의 평지에 거하라.

혹은 성스러운 산으로 들어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