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성스러운 산으로 들어가라
- 곽노순 -
남이 졌기 때문에 기쁜 것은 악취미이다.
내가 이겼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은 악습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었기에 기쁜 것을
건강이라 한다.
남이 이겼기 때문에 씁쓸한 것은 독이다.
내가 졌기 때문에 씁쓸한 것은 병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지 못하여 아쉬워하는 것을
건강이라 한다.
나도 질 수 있구나 하여 슬며시 웃는 사람을 크다고 한다.
내가 이길 수도 있구나 하여
슬며시 싱거워하는 사람도 크다고 한다.
이 큰 것을 혹은 성스럽다고 한다.
악취미와 악습, 독과 병의 늪에서 헤어나와
건강의 평지에 거하라.
혹은 성스러운 산으로 들어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