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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나무 ㅡ 윌리엄 블레이크, 나는 내 친구에게 화가 났었소. 그래서 내 분노에게 화났다고 말했더니 분노가 가라앉았소.

ree610 2024. 5. 30. 08:27

독나무

ㅡ  윌리엄 블레이크

나는 내 친구에게 화가 났었소.
그래서 내 분노에게 화났다고 말했더니 분노가 가라앉았소.
나는 내 적에게도 화가 났다오.
그런데 내 분노에게 말하지 않았더니 분노가 자라났다오.

나는 내 분노에게 물을 주었소 두려운 마음으로
내가 흘린 눈물로 주었소 밤낮으로,
볕도 쬐어 주었다오 나의 미소로,
부드럽게 쬐어 주었다고 가식적인 잔꾀로.

그랬더니 내 분노의 나무가 낮밤없이 자랐다오.
마침내 빛나는 사과 열매 하나가 매달렸다오.
내 적이 탐스럽게 빛나는 사과를 보왔소,
그리고 그 사과가 내 것인 줄 알게 되었다오.

내 정원으로 그가 은밀히 기어들어 왔소,
밤의 장막이 나무를 가려주는 틈을 타서 말이오.
나는 아침이 되어 기쁘게 보고 있다오,
나무 아래 뻗어서 죽어 있는 내 적을 말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