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봄, 우리들의 봄날에

ree610 2024. 2. 9. 08:52

[봄, 우리들의 봄날에]

-김용성-

내사 사는 날을 묻지 않았다

긴 겨울을 지나서
봄이 오는 길목에서도
묻지 않았고
감히 물을 수도 없었다
삶이 즐겁지 않냐고
하여, 당신은 행복하지 않냐고
물을 수도 없고
또 묻지도 않았다

난, 이를 어쩌랴
봄, 우리들의 봄날에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칼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이 갈래갈래
천갈래 만갈래 수만갈래 찢기듯이
울부짖고 있는 것을 어쩌랴

당신만은 아픔이 아픔이지 않았으면
나만은 상처가 상처이지 않았으면 했다
정말이지 그러했다

부디,
우리 한 생에 남은 날이
당신도 나도
즐겁고 행복하리라 믿는다

봄, 우리들의 봄날에는
즐겁고 행복하리라 믿고 싶다

'모리아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다림의 시  (2) 2024.02.11
새해  (2) 2024.02.10
기억하느냐, 그 종소리  (2) 2024.02.08
사랑하는 것은  (2) 2024.02.07
아파 본 사람은 안다  (2) 2024.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