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꽃과 나팔꽃 나고 자란 산골에는 100년 넘은 샘이 있습니다. 다섯 가구에 어르신들 몇 명이서 고향을 지키는데 샘은 여전히 맑고 파랗습니다. 그 샘 가 담벼락에는 해마다 이 맘 때 피어나는 연분홍 메꽃이 소년소녀의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아침놀을 마주하며 피어있을 꽃을 보고 저녁놀과 이별하며 지는 꽃을 보고자 샘을 자주 찾았습니다. 당시 동네 어른들은 나팔꽃이라 이름을 불렀고 당연히 그런줄로만 알았습니다. 꽃의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하냐 하겠지만 한 시인은 이름을 알고 제대로 불러주어야 그 꽃이 비로소 나에게로 와서 나의 꽃이 된다고 했지요. 숲해설가 공부를 하고 나니 자연스레 식물 하나하나의 이름을 묻게 됩니다. 이름을 묻고 개개의 이력에도 궁금함을 더해갑니다. 길을 가다가도 멈추어 서서 꽃 모양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