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현장

예수는 누구에게 투표할까 - 김근수(해방신학연구소장) 가난하고 억압받고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예수에게 몰려왔다. 예수는 도시와 마을을.

ree610 2025. 5. 29. 12:42

예수는 누구에게 투표할까

-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

가난하고 억압받고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예수에게 몰려왔다. 예수는 도시와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백성들의 아픔과 고통을 지켜보았다. 예수는 가는 곳마다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고쳐주었고, 종교 지배층과 정치 지배층에게 속고 사는 가난한 사람들을 가르쳐 주었다.

예수 곁에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었다.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 중간에 서서 예수를 관망하는 군중이었다. 군중은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합세할 수도 있었고, 예수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휩쓸릴 수도 있었다. 예수는 중간에서 구경만 하던 군중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가르치고 모범을 보였다.

“예수는 군중을 보고 측은히 여겼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처럼 지쳐서 풀이 죽어 있었기 때문이다”(마태 9,36). 목자는 종교 지배층뿐 아니라 정치 지배층을 가리킨다. 당시 이스라엘에 목자가 정말로 없었는가. 목자들이 많이 있지 않았는가. 목자 행세를 하면서 동족을 착취하던 종교 지배층과 정치 지배층이 있었다. 예언자들은 그런 사악한 지배층을 심하게 비판했다.

“망하리라. 양을 돌보아야 할 몸으로 자기 몸만 돌보는 이스라엘의 목자들아!”(에제키엘 34,2b), “양들은 목자가 없어서 흩어져 온갖 야수에게 잡아먹히며 뿔뿔이 흩어졌구나”(에제키엘 34,5), “내가 세운 목자들은 나의 양떼를 찾아다니지 않았다. 제 배만 불리고 양떼는 먹일 생각도 하지 않았다”(에제키엘 34,8b), “나는 목자라는 것들을 해고시키고 내 양떼를 그 손에서 찾아내리라”(에제키엘 34,10b).

선하고 의로운 목자인 예수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습니다.” (마태 10,34). 예수는 평화를 싫어하고 전쟁을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다. 이스라엘 지배층과 그들에게 속고 사는 가난한 군중 사이에 연결된 가짜 평화를 칼로 쳐부수겠다는 말이다. 윤석열 내란 세력과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사악한 연합을 무너뜨리겠다는 뜻이다.

“폭력을 쓰는 사람들이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고 합니다.” (마태 11,12). 세례자 요한과 예수를 반대하는 세력, 갈릴래아 영주 헤로데 안티파스와 유다교 지배층이 하늘 나라에 폭력을 가하는 세력에 포함된다. 생명과 민주주의를 빼앗으려고 폭력을 쓰는 악의 세력이 오늘 대한민국에도 분명히 있다.

예수는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편드는데 그치지 않고, 억압하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저항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벌인 항쟁이 그것이다. 당시 피식민지 유다 사회에서 예루살렘 성전은 정치와 종교의 핵심 장소였다. 예수의 성전 항쟁은 동족을 착취하는 이스라엘 종교 지배층과 정치 지배층에 대한 저항뿐 아니라, 그들과 결탁하던 로마제국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예수의 성전 항쟁은 한반도를 식민지 통치하던 일본과 그에 연합하던 친일파 세력을 동시에 타격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로마제국에 속고, 로마제국의 하수인 이스라엘 종교 지배층과 정치 지배층에게 속는 가난한 사람들을 깨우치기 위해 예수는 끈질기게 가르치고 설득했다. 일본에 속고, 일본의 하수인친일파 세력에 속는 가난한 사람들을 깨우치기 위해 가르치고 설득했던 평민 지식인 전봉준에 예수를 비유할 수 있다.

예수는 정치 고관여층에 속한다. 정치는 삶의 거의 모든 것에 영향 주기 때문이다. 선한 의도와 목적으로 행하는 정치는 가장 효과적인 이웃 사랑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악한 정치는 인간의 삶과 생각을 파멸시킨다. 예수는 사악한 정치와 정치 세력에 목숨 걸고 저항했다. 십자가 죽음은 정치범에게만 가하던 처형 방법중 하나였다. 예수는 정치범으로 처형되었다.

예수는 누구에게 투표할까

선한 사람들의 최대 약점은 악한 사람들의 사악함이 얼마나 교묘하고 지독한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학교 오래 다닌 사람, 넥타이 맨 사람, 시험 통과하여 높은 지위를 차지한 사람, 종교를 가진 사람중에 사악한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사실을 선하고 평범한 사람들은 잘 깨닫지 못하고 있다. 언론, 법원, 검찰, 정당, 여론조사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중에 사악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착한 국민들은 잘 모르고 있다.

"역사의 모든 시대에는 불행히도 살해를 음모하고, 인간의 모습을 파괴하고 훼손하는 폭군이 존재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19일 말했다. 그러나, “역사는 폭군과 교만한 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많은 악은 악에 속은 사람들의 작품이지만, 결국 모든 것은 하느님의 심판 대상이 됩니다.” 2024년 11월 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힘주어 말했다.

이번 21대 대통령선거는 진보냐 보수냐 같은 정치 취향을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다. 윤석열 내란 때문에 윤석열이 파면되어 생긴 조기 대선이다. 따라서 이번 대통령선거는 내란 세력을 지지할 것이냐 반대할 것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선거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 없듯이, 내란 앞에 중립 없다.

예수가 오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 예수는 내란 세력을 응징하기 위해 반드시 투표할 것이다. 예수는 내란 세력을 철저히 응징하려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다.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생명을 창조하신 하느님을 모욕하는 사람이다. 윤석열 내란 세력과 그 일당에게 투표하는 사람은 예수와 아무 관계 없고, 하느님과 아무 관계 없다.

악의 세력과 그들에게 속아 악의 세력을 지지한 사람은 하느님의 가혹한 심판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어떤 이유와 목적에서든, 악의 세력을 지지한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자신들의 말과 행동을 낱낱이 해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