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사월이면] -박영배- 꽃 피고 지고 온종일 꽃잎 날리는 4월이면 어김없이 봄을 탑니다 백목련 하얀 미소가 말간 하늘로 흐르고 닫힌 마음에

ree610 2025. 4. 10. 08:54

[사월이면]

-박영배-

꽃 피고 지고 온종일 꽃잎  날리는 4월이면
어김없이 봄을 탑니다
백목련 하얀 미소가 말간 하늘로 흐르고
닫힌 마음에 온기가 느껴지면
먼 데서 아련한 기별 하나 올 것만 같아
빈 마당으로 눈이 자주 갑니다

오랫동안 묻고 살아온 꽃 사연 하나
한때 철없이 뛰놀며 부르다만 노래처럼
철 지나 얼음장 밑에 가라앉는 줄 알았는데
이맘때면 집 마당에 소복이 피어올라
가슴 뭉쿨하게 손 내미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습니다

밤이 되면 꽃잎이 눈처럼 날려
유리창  너머 슬프게 기웃거리는데
얼마나 더 묻고 살아야 잊힐 수 있을까
저만치 잠든 계곡으로 산물내려가는 소리
내 침침한  가슴으로 백목련 꽃등 하나
잔잔히 흐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