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그리움

ree610 2024. 4. 11. 07:43

[그리움]

- 이시영 -

두고 온 것들이 빛나는 때가 있다
빛나는 때를 위해 소금을 뿌리며
우리는 이 저녁을 떠돌고 있는가
사방을 둘러보아도
등불 하나 켜든 이 보이지 않고
등불 뒤에 속삭이며 밤을 지키는
발자국소리 들리지 않는다
잊혀진 목소리가 살아나는 때가 있다
잊혀진 한 목소리 잊혀진 다른 목소리 끝을 찾아
목메이게 부르짖다 잦아드는 때가 있다
잦아드는 외마디 소리를 찾아 칼날 세우고
우리는 이 새벽길 숨가쁘게 넘고 있는가
하늘 올려보아도
함께 어둠 지새던 별 하나 눈뜨지 않는다
그래도 두고 온 것들은 빛나는가
빛을 뿜으면서 한번은 되살아는가
우리가 뿌린 소금들 반짝반짝 별빛이 되어
오던 길 환히 비춰주고 있으니

'모리아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2) 2024.04.13
[열흘 붉은 꽃 없다]-이산하  (2) 2024.04.12
[하얀 민들레] - 신 봉승 -  (0) 2024.04.10
[꽃잎] - 도 종 환 -  (0) 2024.04.09
라일락  (1) 2024.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