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마음의 태양

ree610 2024. 3. 25. 06:45

[마음의 태양]

-조지훈-

꽃 사이 타오르는 햇살을 향하여
고요히 돌아가는 해바라기처럼
높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맑은 넋을 살게 하라

가시밭길을 넘어 그윽히 웃는 한 송이 꽃은
눈물의 이슬을 받아 핀다 하노니
깊고 거룩한 세상을 우러르기에
삼가 육신(肉身)의 괴로움도 달게 받으라

괴로움에 짐짓 웃을 양이면
슬픔도 오히려 아름다운 것이
고난(苦難)을 사랑하는 이에게만이
마음 나라의 원광(圓光)은 떠오르노라

푸른 하늘로 푸른 하늘로
항시 날아오르는 노고지리같이
맑고 아름다운 하늘을 받들어
그 속에 높은 넋을 살게 하라

*고난주간에 띄우는 詩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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