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얼

칼 힐티, 3월에 내리는 눈

ree610 2024. 3. 7. 13:30

"3월에 내리는 눈"

겨울은 가고
봄은 아직도 오지 않고,
생명과 대기(大氣)와 빛을 찾아
내 마음 죽을 것만 같다.

내 모든 사념(思念)
깊은 억압에 싸여
고뇌(苦惱)와 우려(憂慮), 무거운 일의
멍에가 나를 괴롭히누나.

대지(大地)는 그 낡은 고뇌(苦惱)로
나를 깊이 압도(壓倒)하고
꽃을 꿈꾸며, 봄을 노래하면
새로 흩어지는 눈꽃송이.

그러나 눈에 묻혀
초록의 새싹이 움터나온다.
주여, 당신의 은밀(隱密)한 뜻은
기필코 이루어지고 말 것을!

-칼 힐티(Karl Hilty),
"잠 못 이루는 밤을 위하여" (Fuer Schlaflose Naechte)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