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연못
ㅡ 이대흠
우중충한 내 마음에 달 창백한 그 달
내 머리를 처박고 싶은 얼음 연못
오래 들여다보면 잉어며 붕어 떼가 헤엄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생이 겨울 연못처럼 고적할 때가 있다 삭아 단풍잎은 누군가의 손 같다 그의 손이 내 가슴 속에 슥 들어와 휘저을 때도 있었다
고요의 내면엔 독이 가득하다 독 있는 자들은 자신을 먼저 독에 묻는다 손대지 말라 나는 이미 위험하다 나를 가둔 얼음 연못 잎 진 나무의 가지들이 엉클어진 길을 기리고 있다
언 연못을 함부로 건들지 마라
모든 사랑은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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