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서울의 봄!!
옛시절 역사적 상처의 통증이 덧날까봐 잠시 망설였지만 이틀전 과감하게 내달려 이 영화를 봤다. 대강 아는 스토리였지만 분초 단위로 세밀한 씬들이 이어질 때마다 긴장감은 고조되었고 이구동성으로 말하듯 몰입감은 극강이었다.
안타까움과 원통함의 감정이 교차하며 12.12사태가 진행될수록 심적 고통을 가중시켰다. 찢어죽여도 시원찮은 놈들이 바로 그 주동자와 그 부역자들이었다.
외롭게 이 쿠데타를 막아보려 몸부림친 장태완 수도경비사령관을 비롯한 소수의 참 군인이 있었다는 게 그나마 조금 위안이 될까. 35세의 김오랑 소령이 상관 정병주 특전사 사령관을 지키려다 신군부에 회유된 선배, 관사의 이웃으로 친한 선배 박종규 중령 일당의 M16 총탄 6발을 맞고 쓰러져 죽어갈 때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솔직히 그 현장에 있었다면 나도 함께 죽고 싶었다. 그는, 그 아내와 부모는 그 겨울 얼마나 외롭고 춥고 얼마나 극렬하게 아팠을까.
12.12의 역사는 아직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다. 역사적 상처는 치유가 오래 걸리고 그 직접적 피해의 당사자는 죽을 때까지 그 통증이 가시지 않으며 죽어서도 그 혼령이 한을 품고 구천을 떠돈다.
이 영화를 경상도 유권자들, 특히 전두환 신군부 하나회 일당이 만든 정당과 그 정부를 주구장창 지지해온 경상도 사람이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 무심하고 부끄러운 선택이 어떻게 끔찍한 역사의 퇴행을 야기했는지 깨달을 만한 통렬한 지점이 있을 것이다.
20대 전후 젊은이들도 이 영화를 보면 훌륭한 현대사 교육의 기회를 얻으리라 확신한다. 부동산과 돈에 눈이 멀어 오락가락 갈지자 행보를 해온 수도권 유권자들도 이 영화를 꼭 보고 집요한 자기애를 넘어서는 '생각'이란 걸 한 번이라도 깊이 해보면 좋겠다.
어떻게 이 땅의 역사가 흘러왔고 최소한의 체통을 유지한 채 아슬아슬 그 명맥이 유지되어 왔는지 아프게 각성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군복을 입고 설치던 놈들이 물러가니까 법전을 들고 깐족거리는 검찰 권력이 그 자리를 차지하여 이 나라의 생명줄을 담보로 칼부림 놀이에 취해 광기를 뿜어대고 있다. 경제가 쫄닥 망하더라도 전쟁만은 일어나지 않길 간구할 뿐이다.
ㅡ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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