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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파면 하나로 새로운 세상이 오는 것은 아니다.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은 두 번의 성명서를 거쳐서 조직된 한시적인 단체이다

ree610 2025. 3. 10. 08:07

윤석열의 파면 하나로 새로운 세상이 오는 것은 아니다.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은 두 번의 성명서를 거쳐서 조직된 한시적인 단체이다. 우리의 단체는 윤석열의 폭력을 종식시키는 시점까지로 존재 이유를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헌법재판소에 의해서 윤석열의 탄핵이 인용되어 파면에 이르면, 우리 단체도 종식해야 할까.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윤석열이 대통령의 자리에서 물러나 더 이상 폭력적인 정치를 할 수 없게 되는 순간, 우리 단체도 발전적인 해체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우리는 윤석열 스스로 획책한 친위쿠데타 12.3 비상계엄과 최근 그의 구속 취소 전후하여 전개되는 모든 양상을 직시할 때, 윤석열이라는 권력자 한 사람만 정리한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세상에 이를 수 없음을 몸서리치게 경험하고 있다. 농부가 밭에서 감자를 수확할 때, 줄기를 집어 올리면 감자 하나만 끌려오는 것이 아니라, 줄줄이 끌려오는 것처럼, 윤석열의 폭정과 연루된 권력의 카르텔이 워낙 깊고 넓게 견고한 자리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윤석열 하나를 제거해서 폭력이 종식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4.19혁명으로 이승만이 물러났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도래하지 않았다. 5.16 군사 쿠데타가 민주주의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18년 동안의 군사독재자 박정희가 저격당해 죽은 후에 우리는 민주주의의 봄을 맞이하지 못했다. 박정희의 양자를 자처한 전두환이 12.12 군사 쿠데타로 새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역사의 전환기에 우리 민주시민이 정신 차리지 못하면, 제2의 제3의 윤석열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정치 훈련의 과정이 전혀 없었던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들고, 그의 내란을 끝까지 옹호하고 있는 국민의 힘을 정리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내란수괴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합법적인 통치행위라고, 공수처의 합법적인 행위를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헌법을 무시하고, 헌법재판소의 권위를 부정하며, 법원에서 난동을 부린 폭도들을 격려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민주정당이라 할 수 없는 내란 정당 국민의힘을 해산하는 단계까지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수사와 기소를 임의로 적용하며 윤석열을 제도적으로 지원한 검찰을 분쇄해야 한다. 검찰의 과도한 권한은 권력 남용과 부패의 가능성을 일상화시켰다. 그들은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로 사법 정의와 공정을 훼손했고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다. 그들은 보수정권이냐 민주정권이냐 상관없이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만 집중하는 더러운 권력의 원흉이다. 이제 우리는 검찰청을 해체하고 권한을 축소한 기소청으로 전환한 후,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도록 감시해야 한다.

우리는 엘리트 의식으로 무장된 법 기술자들의 시스템을 해체해야 한다. 소위 법조인들의 폐쇄적인 문화는 사회적 책임을 약화했고, 사법 시스템의 민주적 접근을 저해했다. 특히 법관이나 검사들이 퇴직하여 변호사가 되면, 그들은 재직 시절의 지위를 이용해서 사법 과정의 특혜를 당연시하고 있고, 고액의 수임료를 챙기고 있다. 이제 우리는 전관예우를 금지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고, 과도한 수임료를 제한하는 상한제를 도입하도록 제안해야 한다.

우리는 정치권력의 나팔수로 제4의 권력을 휘두르는 쓰레기 언론을 뿌리 채로 뽑아내야 한다. 한국의 레거시 언론사들은 정부, 재벌,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특정 이념과 이해관계에 따라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선택적으로 보도하는 데 익숙하다. 그들은 광고 수입과 시청률, 구독률에 집중하며 공익적 가치보다 상업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 우리는 편향적 보도를 방지하는 규제는 물론이고 공익적 가치에 종사하는 언론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윤석열이 심어놓은 잘못된 인사들을 쇄신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국민의 인권을 위협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편향된 심의를 자행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적절치 못한 인사들을 알박기 식으로 임명하고 있다. 뉴라이트 인사들이 역사 또는 역사교육 관련한 기관들의 기관장이 되어서 우리의 역사 자체를 왜곡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국가의 모든 공기관이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감독해야 하고, 제대로 된 인사들이 임명되도록 지도해야 한다.

우리가 제대로 된 민주 정부를 세우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이것들 뿐이겠는가. 우리 민주시민들에게는 지난 촛불 혁명으로 승리의 경험도 했지만, 대통령만 교체했다는 처절한 실패의 경험도 했다. 그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튼실한 민주주의가 세워져야 한다. 모든 생명이 존중받고, 누구라도 인권을 보장받으며, 더불어 평화를 누리는 살만한 세상을 만들기까지 우리는 결코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한다. 윤석열의 파면 하나로 우리의 해야 할 일이 끝났다고 속단하지 말자.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
제24차 시국 논평 (2025. 3. 10.)
  정종훈 목사 (연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