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엠 에프!
- 박노해
이 나라가 5천년 역사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강력하게 몰아쳐온 말
이제 갓 말 배우는 아이에서
허리 굽은 노인네까지
서울 도심에서 산촌 마을까지
온 겨레의 삶과 내면을
단번에 관통시킨 운명 같은 말
아, 엠 에프!
누군가 예고라도 있었더라면
차라리 그 말이 우리말이었다면
이 나라 내 삶의 파판은 이렇게
늘 밖에서 느닷없이 몰아쳐왔다
여전히 우리 운명 테마는
‘안과 밖’이었다
언젠가 바깥 세계의 변화 속도는
우리 내부의 개혁 속도보다 훨씬 빨랐고
그 역사의 시간 차이만큼
이렇게 혹독한 결과를 불러오곤 했다
내 안과 밖의 아, 엠 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