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자들의 시국 선언
- 탄핵소추안을 조속히 재발의/통과시켜 헌정질서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 -
윤석열이 12월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내란이다. 우리가 지지하는 정당,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나 신념의 차이는 반헌법적·반민주적 비상계엄령 앞에서 무의미하다. 윤석열은 헌법이 규정한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 계엄령으로 시민들의 기본권을 위협했고 비상계엄조차 침범할 수 없는 국회를 해산하려 했다. 다행히도 깨어있는 시민들, 양심을 지킨 일선의 군인과 경찰, 그리고 일부 국회의원들의 노력으로 윤석열의 내란은 실패했다. 그러나 윤석열은 응당 처벌되어야 하며 그것이 온 국민 의 염원이다.
탄핵 이외의 방법은 없다. 대통령 배우자를 지키는 일을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것보다 중히 여기는 자들이 이제는 ‘질서 있는 퇴진’으로 국민들을 속이려 들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어떤 죄를 지어도 형사소추되지 않는 대통령마저도 피해 갈 수 없는 내란죄의 현행범이다.
자격 없는 자가 대통령직에 앉아 있는 것은 그가 아무리 뒷방으로 물러나더라도 국가와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다. 대통령중심제 국가에서 무슨 헌법적 권한으로 총리와 여당이 국정을 주도한다는 말인가. 설령 여야가 협의하여 새로 내각을 구성하려 하더라도, 내란 수괴의 이름이 적힌 임명장을 누가 받겠는가. 대통령의 2선 후퇴는 눈속임이다. 대통령 아닌 다른 자가 대통령의 국정을 대신 하는 것은 불법이며 국정농단이다.
임기 단축이나 몇 개월 후 하야 등은 자격없는 자의 손에 계속 국가를 맡기는 것이기에 불안하다. 단 며칠이나 몇 주도 안 된다. 우리는 이미 윤석열이 자신과 김건희를 위해서라면 그 어떤 짓도 할 수 있음을 보지 않았던가.
도대체 어떤 이유에서 그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믿으란 말인가.
탄핵은 헌정의 중단이 아니라 헌정 질서의 회복이다. 대통령 탄핵은 국가와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행복을 가꾸어나가야 할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반했을 때 국가를 바로잡기 위한 장치다. 내란을 저지르고도 대통령직을 차지하고 앉아있는 것이야말로 헌정의 중단이며 국가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다. 여당은 탄핵으로 인한 사회 불안정 가능성을 탄핵 거부의 근거로 주장하나, 이는 민주주의와 헌법수호보다 자당과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한 비루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를 탄핵하는 것의 정당성을 부정하거나 탄핵을 방해하는 국회의원들은 헌정의 회복을 저해하는 세력일 뿐이다.
우리는 강의실에서 윤석열과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 투표를 불성립시킨 여당 의원들의 반민주적 행태를 교육할 것이다. 이를 용인하는 것은 독재화의 문을 여는 것과 같음을 경고할 것이며, 반민주적인 행태를 한 정치인을 선거에서 꼭 심판하라고 할 것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마저 인정하고 지키는 것이므로, 거짓된 민주주의자들에게 다시는 속지 말라고 가르칠 것이다. 아울러 정치인을 지망하는 학생들에게는 저들처럼 되지 말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정치인이 되라고 교육할 것이다.
■ 우리는 다음을 요구한다.
1. 모든 국회의원들은 탄핵소추안을 조속히 재발의하라.
2.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12월 7일 윤석열 탄핵소추안 투표를 불성립시킨 것에 대하여 국민에게 사과하라.
3.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은 재발의된 탄핵소추안 투표에 참여하고 찬성하라.
4. 모든 국회의원들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후 민주주의의 회복과 강화를 위한 방안을 국민들과 함께 모색하고 실행하라.
2024년 12월 8일
정치학자 573명 (2024년 12월 8일 16시 47분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