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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운영위원님들에게, 가을입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가 한국 교회에 함께 함께하시기를 갈망합니다.

ree610 2024. 10. 5. 15:40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운영위원님들에게,

가을입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가 한국 교회에 함께 함께하시기를 갈망합니다.

1. 오는 10월 27일 오후 2시~5시에 광화문-시청 일대에서 ‘악법저지를 위한 2백만 연합예배, 찬양&큰 기도회’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주최는 ‘한국교회 2백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 위원회’입니다. 중심 주제는 동성애 관련 법안에 대한 반대입니다.

현재 한국 교회에서 이 집회에 관한 찬반이 첨예합니다. 동성애 관련 법안을 명백하게 반대하지만, 이번에 계획된 집회는 방법으로 옳지 않다는 건강한 비판이 많습니다. 교단적으로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입장들도 많습니다.

한목협 운영위원 분들에게 이 사안에 관해서 말씀드리려 합니다. 먼저 오늘날 우리의 상황을 잠시 살핍니다.

2. 시대가 어지럽습니다. ‘문명사적 전환기’라는 표현은 괜한 말이 아닙니다. 21세기의 사분의 일 즈음의 우리 시대가 그야말로 격변기입니다.

기후 위기는 누구에게나 발등의 불입니다. 유럽과 중동의 전쟁이 참혹합니다. 언론에서 계속 추적하지 않아서 잊혔지만 시리아 내전은 13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군부 독재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전도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세계적으로 먹고사는 일이 힘듭니다.

성경의 가치관에서 그래도 가장 바람직한 정치 제도인 법치의 민주주의는 길을 잃었습니다. 소수의 극렬한 집단이 사회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현상이 심각합니다. 타인을 거부하며 배타적인 집단주의를 특징으로 하는 극우의 물결이 지구촌에 넘실거리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이런 상황에서 갈등과 분열이 아주 심각합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이런 때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인가요? 어떻게 기도하며 행동해야 하는 것인가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존재 의미가 무엇인가요?

3. 기독교의 선교가 힘든 상황입니다.
오순절 계통의 확산이 고맙지만 전체적으로는 기독교의 존재 의미, 방향과 구체적인 사역의 행동 등에서 길을 잃은 느낌입니다.

지난 주간에 마친 제4차 로잔대회에 위원장을 중심으로 많은 분이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나 로잔이 복음과 오늘날 상황의 관계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자성과 비평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 교회의 교세 감소는 인구 구조의 변화나 한국 사회의 비종교성 강화 등의 시대적 상황과 깊이 연관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 교회가 세상 한가운데 현주소를 둔 신앙 공동체로서 살지 못한 것이 더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마태복음 5장과 요한복음 17장에 기록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르면 교회는 세상 한가운데서 선한 이웃으로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며 사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한국 교회는 사회 속의 동떨어진 섬처럼 살았습니다.

복음을 전하라는 주님의 절대 명령을 자기 집단의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시켰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말씀 앞에서 떨며 경외하는 마음을 잃어버렸으니, 말씀이 삶이 되는 일은 벌써 멀어졌습니다.

주일 출석 숫자와 연간 재정의 규모를 중심한 교회 성장주의, 대형교회 부자 세습, 목회자의 성적 타락, 교단과 신학교의 교권 싸움 등이 하나님의 백성이요 그리스도의 몸이요 성령의 피조물인 교회를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4. 한목협은 창립할 때 헌신하셨던  선배님들부터 성경에 근거한 일치, 갱신, 섬김을 강조하며 삶과 목회 현장에서 그렇게 헌신했습니다. 교계와 사회의 중요한 문제가 있을 때 이런 성서적 가치에 근거하여 입장을 밝혔습니다.

위에 언급한 이번 10월 27일의 2백만 집회는 기독교의 가치관으로 볼 때 문제가 많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세속적인 힘의 과시를 통한 영향력 행사는 십자군 전쟁 방식의 그릇된 행태입니다. 주일에 주일예배를 흔들면서 대형 집회를 하는 것이 옳지 않습니다. 이 집회를 주도하는 중심인물들이 현재의 한국 교회에서 건강한 지도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5. 한목협 이름으로 10월 27일 집회에 관한 반대 성명서를 내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이 사안의 성격 상 각 목협의 의견이 모여야 가능합니다. 이 사안에 관한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바라기는 이 사안에 관하여 각 목협의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정을 생각하면, 긴급하게 의논들 하셔서 10월 12일까지 각 목협의 공식적인 의견을 제게 주시기 바랍니다. 목협의 3분의 2이상이 집회에 반대하면 한목협 이름으로 반대 성명서를 내겠습니다.

(2) 개인적인 의견이나 논의 내용도 얼마든지 표명해 주십시오. 제게 개인적으로 주셔도 됩니다.

주님의 긍휼을 간구합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Kyrie eleison!)

주후 2024년 10월 5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