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삶

열매

ree610 2024. 3. 10. 08:47

열매.  

ㅡ  오 세영

세상의 열매들은 왜 모두
둥글어야 하는가.
가시나무도 향기로운 그의 탱자만은 둥글다.

땅으로 땅으로 파고드는 뿌리는
날카롭지만
하늘로 하늘로 뻗어가는 가지는
뾰족하지만
스스로 익어 떨어질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

덥썩
한입에 물어 깨무는
탐스런 한 알의 능금
먹는 자의 이빨은 예리하지만
먹히는 능금은 부드럽다.


그대는 아는가,
모든 생성하는 존재는 둥글다는 것을
스스로 먹힐 줄 아는 열매는
모가 나지 않는다는 것

'모리아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4) 2024.03.15
🍀70대, 인생의 갈림길  (2) 2024.03.11
골목 피아노 집의 봄  (0) 2024.03.08
내 그대를 한 여름날에 비할까요?  (0) 2024.03.07
목이 부러진 숟가락  (0) 2024.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