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사도행전 16장, 루디아

ree610 2023. 6. 25. 09:46

작자 미상, 루디아

     선하고 뜻 있는 바울의 선교 계획이 번번이 가로막혔다. 아시아(터키)에 더 멀리까지 먼저 복음을 전하는 것이 바울의 계획이라면 그리스-로마를 거쳐 향후 전 세계로 복음을 확산시키려는 것이 주님의 계획이었다.
바울은 자신의 계획을 주님께서 허락하지 않고 막는 것에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바울은 마케도니아로 와달라는 환상을 보고는 마침내 계획을 변경하여 바다를 건너서 유럽에 당도했다.
그리고 거기 빌립보에는 바로 루디아가 있었다. 루디아는 고급 비단 옷감 장사로서 터키 지방과 빌립보를 오가면서 사업을 했던 것 같다. 바울 일행을 강권하여 집에 머물게 한 것을 보면 집이 꽤 크고 넉넉한 형편이었을 것이다. 여성으로서 부유한 사업가요 결단력을 지닌 인물이었다.

   화가는 루디아의 얼굴을 그려 넣지 않았다. 루디아에 관한 유일한 자료인 성경에 기록된 내용으로 그 정체를 명확하게 밝혀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때로 빈 공간이 더 많은 것을 말해 주는 경우가 있다. 하얀 너울이 루디아의 순결한 신앙을 표현한다. 물결처럼 굽이치는 둘레의 보랏빛은 루디아가 자색 옷감 장사임을 암시한다. 자색은 자주색과 보라색 모두를 표시하나 보다.

    자신의 계획이 무산된 후 빌립보에 도착한 바울 일행은 안식일을 맞아 늘 하던 대로 기도할 곳을 찾아 물가로 나갔다. 거기에는 유대교인으로 보이는 여성들 몇이 모여 있었다. 빌립보에는 아직 유대교 회당이 없었고, 율법에 따르면 남성 10명 이상이 출석해야 예배가 성립하는데 그 모임에는 남자가 없었으니 예배를 드릴 수도 없어서 여성들끼리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바울 일행은 이 여성들을 만나서 대화하기 시작했고 바울은 곧바로 예수 이야기를 전했다.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루디아는 바울의 설교를 듣고 마음이 열려 자신과 자기 집 식구들 모두 세례를 받고 바울 일행을 자기 집에서 묵게 하였다. 바울은 루디아의 집을 근거지로 선교 활동에 집중할 수 있었다. 루디아의 집에서 시작된 빌립보 교회는 이후 기독교 복음이 그리스-로마를 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데 중요한 거점이 되었다. 이로써 루디아는 유럽 최초의 기독교인이라는 영예를 얻었다. 주님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모든 것을 준비하고 우리를 그렇게 인도해가신다.
  당시에는 이런 하나님의 뜻을 잘 알지 못해 때로 서운하고 때로 시험에 들기도 하고 때로는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고 나면 내 생각보다 더 높고 깊은 하나님의 뜻이 위대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신앙은 주님께서 내 생각과 다르게 나를 인도하신다 해도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받아들이는 삶이다. 주님의 계획 앞에 고요히 내 계획을 내려놓는 자세다. (이훈삼 목사)

    <  사도행전 16:6~15  >
6 성령이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지 못하게 하시거늘 그들이 브루기아와 갈라디아 땅으로 다녀가
7 무시아 앞에 이르러 비두니아로 가고자 애쓰되 예수의 영이 허락하지 아니하시는지라
8 무시아를 지나 드로아로 내려갔는데
9 밤에 환상이 바울에게 보이니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이르되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하거늘
10 바울이 그 환상을 보았을 때 우리가 곧 마게도냐로 떠나기를 힘쓰니 이는 하나님이 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우리를 부르신 줄로 인정함이러라
11 우리가 드로아에서 배로 떠나 사모드라게로 직행하여 이튿날 네압볼리로 가고
12 거기서 빌립보에 이르니 이는 마게도냐 지방의 첫 성이요 또 로마의 식민지라 이 성에서 수일을 유하다가
13 안식일에 우리가 기도할 곳이 있을까 하여 문 밖 강가에 나가 거기 앉아서 모인 여자들에게 말하는데
14 두아디라 시에 있는 자색 옷감 장사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말을 듣고 있을 때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
15 그와 그 집이 다 세례를 받고 우리에게 청하여 이르되 만일 나를 주 믿는 자로 알거든 내 집에 들어와 유하라 하고 강권하여 머물게 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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