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토론에서 주목할 점
1.
이번 대선은 겉으로는 이재명 대 김문수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했던 내란 세력과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는 민주 세력의 대결입니다.
어떤 이유로든 내란 세력을 지지하겠다고 하는 자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파괴하려는 무지한 자들이거나, 매우 무책임한 자들입니다.
2.
저는 자신의 약점은 감추고 상대의 약점만을 지적하고 들추는 후보는 비열하다고 평가합니다.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 이명박, 윤석열을 뽑았던 자들은 그럴 자격이 없습니다.
반면, 순진한 덕치주의자는 반드시 영웅주의에 걸려 넘어지거나 전근대적 권위주의에 빠집니다. 우리는 착한 사람이나 영웅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3.
국제 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려면, 우리 사회를 더욱 민주화하는 방법 외에는 없습니다. 정치, 경제, 문화 영역의 민주화가 강력히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권력의 반민주성을 민주화할 수 있는 정치력을 누가 행사할 수 있을 것인가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누가 더 민주주의자인가를 집요하게 물어야 합니다.
4.
민주주의자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즉, 누가 민주주의자인지 스스로 묻고 그 기준을 스스로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 기준은 민주적 가치입니다. 적극적인 확장성이 요구되는 가치는 평화, 자유, 평등, 인권, 정의, 연대, 법치적 공정입니다. 반면, 적극적인 억제가 요구되는 것은 권력 남용, 권위의 오용, 특권의 제거입니다. 이런 전근대적 억압 기제를 제거해야 국민의 주권자로서의 위상이 높아질 것입니다.
5.
민주주의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의 문제는, 우리 국민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면서도, 스스로 민주적 기준을 가지지 않고 정치적 편견이나 특정 집단에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맡기는 비민주적이고 집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 경우 정치 행위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자기편이면 무슨 짓을 해도(내란 행위를 해도, 국민을 학살해도) 눈을 감아주고, 타방이면 무조건 침소봉대하며 매도하는 태도가 정치 행위로 둔갑합니다.
6.
주권자는 권력의 주인이지, 권력자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권력의 하수인이 아닙니다. 주권자는 언제나 권력자에 대한 견제와 감시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견지해야 합니다.
캐나다나 독일, 프랑스에서는 주권자들이 특정 정당을 전폭 지지했더라도 그 정당이 부패에 연루되었거나 명백한 실책을 범했을 경우, 아예 그 정당을 정치 영역에서 퇴출시키는 투표권을 행사하곤 했습니다. 그 결과 정치인들이 국민의 평가를 두려워하여 보다 올곧은 정치를 지향하게 된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7.
정당 선택의 중요성에 주목해야 합니다. 대선은 대통령 후보 개인 선택이 아니라, 그 후보가 속한 정당을 선택하여 권력을 맡기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위헌적 행위를 감행한 내란범을 키워낸 정당의 후보를 또 선택하면, 위헌적 내란 정당에게 심판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내란을 정당화하는 모순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검찰 독재 혐의를 가진 정당, 내란 범죄당에게 다시 권력을 맡기겠다는 이들이 있다면, 저는 이들은 민주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착오적이며 가치 판단에 무능한 이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를 끝없는 나락으로 밀어 넣는 어리석은 자들이니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8.
먼저 우리 모두 스스로 진정한 민주주의자인지 진지하게 물어야 합니다.
- 박충구 목사 (감리교신학대학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