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삶

약속 - 김영기 내소사로 이끌었다 그대 모르는 약속 하나 창살 고운 법당에다 빌어볼 심산으로 전나무 숲길에 들어서자 직소폭포에서 쏟아지는

ree610 2025. 3. 27. 09:08

약속

- 김영기


내소사로 이끌었다
그대 모르는 약속 하나
창살 고운 법당에다 빌어볼 심산으로

전나무 숲길에 들어서자
직소폭포에서 쏟아지는 기운
벗은 발목에 잠기우고
야생화 향기가 얼굴을 스친다

현호색과 제비꽃
바람을 사랑하는 바람꽃

풀밭에 떨어진 별을 보고
무슨 꽃이냐고 묻는다
그대가 내 가슴에도 있듯
하늘에만 별이 뜨는 건 아니지
꽃 하나 따서 머리에 꽂아주니
그대마저 별꽃이 되어버렸네

종루에 죽은 듯 있던 목어
석양빛에 피가 돌자 물고기들을 부른다
그의 가슴에도 간직한 약속이 있는가


* 내소사, 목어, 전나무 숲길,
직소폭포, 바람꽃..
부안에 가면 볼 수 있는 것들...

산과 들에 흔이 볼 수 있는
별처럼 피어나는 별꽃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