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착각은 자유고, 오해는 즐겁고, 진실은 치유합니다. 새문안교회 고등부 교사로 섬길 때 저는 학생들을 정말 사랑하고 좋아했다..

ree610 2025. 1. 14. 18:48

착각은 자유고, 오해는 즐겁고, 진실은 치유합니다

새문안교회 고등부 교사로 섬길 때 저는 학생들을 정말 사랑하고 좋아했습니다.
학생들도 저를 무척 좋아하며 따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학생이 이런 말을 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은 쟤만 좋아해서 교회 나오기가 싫어요.”

저는 모든 학생을 공평하게 사랑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학생 생각은 달랐던 것입니다.
쩔쩔매며 사과하다가 그 학생이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학생과 단짝친구가 있었는데 친구는 외향적이고 그 학생은 몹시 내성적이었습니다.
저는 두 학생을 보면 쉽게 외향적인 친구에게 주로 말을 걸었습니다.
내성적인 학생은 그것을 더 편하게 생각할 거라고 착각한 것입니다.
저는 마음대로 착각하고, 모두 나를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혼자 즐거웠던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그 학생이 진실을 말해줘서 조금이나마 깨닫고 고칠 수 있었습니다.

호신대 교수로 있을 때 광주서석교회의 교육목사로 청년들을 지도했습니다.
저도 청년들을 좋아했고, 청년들도 저를 무척 좋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교회를 사임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4년 쯤 지난 후 일시 귀국했을 때 청년들 10여 명을 함께 만났습니다.

그날 한 청년이 편지를 줬습니다.
저는 좋은 인사말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내용은 자기가 목사님 때문에 큰 상처를 받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놀라고 당황했는지 모릅니다.
급히 사과편지를 보냈는데, 이제는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 편지를 보낸 거니까 괜찮다고 했습니다.
여전히 저는 마음대로 착각하고 오해 속에 즐거워했던 것입니다.
나중에라도 그 청년이 진실을 말해줘서 관계가 잘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광주서석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해서 나름대로 교회를 사랑하며 충성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성도들도 저를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교회를 떠난 지 10여 년이 지나서 한 성도님을 만났습니다.
그 성도님은 제가 서석교회 온 것이 자기에게는 최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뜻밖의 말에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성도님은 청년 때부터 제가 지도해서 잘 아는 분이라 제가 쉽게 대했던 것 같습니다.
반면에 제가 잘 모르는 성도들은 더 관심을 가지고 존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성도님은 소외감을 느끼고 상처를 받은 것 같습니다.
여전히 저는 착각하고, 오해하고, 혼자 즐거워했던 것입니다.
늦게나마 성도님이 진심을 말해줘서 사과도 하고 치유의 기회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착각하고 오해하고 혼자 즐거워하는 모습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때문에 상처받은 분에 대해 진실을 알고 회복의 은혜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할 수 없을 때는 성령님이 친히 그 모든 분들의 마음을 위로해주시고 치유와 회복의 축복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 오덕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