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나무의 눈] -나종영- 가끔 나무의 상처가 나무의 눈이라 여겨질 때가 있다 상처 깊은 곳에 옹이가 박혀 그대의 숨소리를 듣는다..

ree610 2024. 11. 16. 07:40

[나무의 눈]

-나종영-

가끔 나무의 상처가
나무의 눈이라 여겨질 때가 있다
상처 깊은 곳에 옹이가 박혀
그대의 숨소리를 듣는다
나무가 잠에 드는 깊은 밤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나무의 눈을 보러
물 건너 자박자박 자작나무 숲으로 간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상처에도
그대의 심연을 응시하는
나무의 눈은 따뜻하다
나무는 그대가 흘러온 천년의 긴 시간
강물의 뒷모습을 본다
오늘 강물에 비껴간 슬픈 노을은
그대 상처의 오랜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