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시

[성숙의 시간] -장지연- 사랑이 왜 변하느냐고 원망하고 한탄 말아라 잎이 왜 떨어지냐고 애석하며 안타까워 말아라 모두 덧없음이야..

ree610 2024. 10. 30. 07:41

[성숙의 시간]

-장지연-

사랑이 왜 변하느냐고 원망하고 한탄 말아라
잎이 왜 떨어지냐고 애석하며 안타까워 말아라
모두 덧없음이야
마음 익어 붉어졌다가 희미해지는 건
봄여름이 갈겨울로 가는 섭리려니

무루익어 붉어진 초록꿈도
불타오르다 식어간 분홍빛도
그리움이 되어 하얀 눈에 묻혔다가
투명하게 얼어서 실금에 부서질터
마음 다치지 말 일이야
또다시 봄싹이 오르고
새로운 사랑이 심장을 뛰게 하리니

태우거라 붉은 태양이여
영굴어라 대지에 뿌리내린 식물이여
두려워 말아라
낙엽 밟는 두발달린 짐승이여
뜨거운 해에 흡수되고 차가운 땅에 스며들어
태초의 신에 귀의(帰依)하려
시작된 모든 것은 다시 시작된 곳으로 가는 것이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