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편지

완화삼(琓花衫) - 목월(木月)에게. - 조지훈 -

ree610 2024. 6. 19. 08:02


완화삼(琓花衫) - 목월(木月)에게

 

                  ㅡ   조 지훈


차운 산 바위 위에 하늘은 멀어
산새가 구슬피 울음 운다.

구름 흘러가는
물길은 칠백 리

나그네 긴 소매 꽃잎에 젖어
술 익는 강 마을의 저녁노을이여.

이 밤 자면 저 마을에
꽃은 지리라.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 하여
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