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도 느리게 살아봐]
- 장영희 -
어느 봄날 수술과 암술이
벌 나비 만나 눈빛 주고받고
하늘 여행 다니는 바람과 어울려
향기롭게 사랑하면
튼실한 씨앗 품을 수 있지
그 사랑 깨달으려면 아주 천천히 가면서
느리게 살아야 한다
너울너울 춤추며 산 넘고 물 건너는
빛나는 민들레 작은 씨앗
그 질긴 생명의 경이로움 알려면
꼭 그만큼 천천히 걸어야 한단다
번쩍, 하고 지나가는 관계 속에서는
다사로운 말 한 마디 나누지 못하고
사랑 한 올 나누지 못한다
쏜살같이 살면
마음의 눈으로 봐야 할 것
볼 수 없단다
마음이 절름발이일수록
생각이 외곬으로 기울수록
느리게 살아야 하는 의미를
가슴에 새겨야 한단다
아이야, 너도 느리게 살아 봐


'모리아 >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교학자 정장복 교수님 소천 (0) | 2024.02.17 |
---|---|
사랑은 (0) | 2024.02.17 |
살아 보아야 겠다 (2) | 2024.02.11 |
삶에서 필요한 다섯가지 끈 (0) | 2024.02.05 |
일곱 빛깔 (0) | 2024.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