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ㅡ 정 삼조
골목 끝 같은 어느 시골역
변두리에 서 보고 싶다
거기에 서면 고향이라는 말이
생각날 것 같아
나는 어디서 왔을까
부질없는 말을 한 번 더 해 보고
낯선 곳에서 부는 바람을 만나고 싶어
그곳에 가면
똑같은 일의 반복
똑같은 욕망의 반복이
자세히 보면 똑같이 않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
살아있다는 일의 기쁨이
살아간다는 일의 걱정이
이길 수 있을까
세상 구석에 갇힌
마음을 풀어
너른 벌판의 가운데에 설 수 있을까
아, 부질없는 줄 알지만
그 몇 시간의 마음 편한 여유가
내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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