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총회를 앞둔 한국교회에 바란다
모든 교단은 1년에 한 번 정기총회를 개최합니다. 정기총회란 교단의 지나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향후 교단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입니다.
목사와 장로로 구성된 총회 대의원(총대)들은 총대가 되었음을 자랑하거나 총대의 특권을 기대하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단과 교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 책임감을 발휘해야 합니다. 교단의 정기총회는 무엇보다 세상으로부터 질타당하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회개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무속신앙에 사로잡혔을 뿐 아니라 사이비 이단과도 연결고리가 있던 대통령 후보 윤석열 씨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서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유기했던 한국교회의 부끄러움을 회개해야 합니다.
태극기 집회로 극우들을 결집하고,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추구하고자 하나님까지 모독했던 이유로 자기 교단에서 조차 목사면직을 당한 전광훈 씨를 단절하지 않고, 협력해 온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후안무치를 회개해야 합니다.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차별금지법의 본래 의도를 가짜뉴스로 왜곡하고, 진실한 토론과 대책 마련을 회피하며, 차별금지법을 일방적으로 반대하는 한국교회의 비이성적인 태도를 회개해야 합니다.
이웃 종교들과 대화하고 협력하며 공동선을 추구하기 보다는 ‘이슬람포비아’나 ‘땅 밟기’ 등의 배타적인 행태로 평화로운 공존의 다종교사회를 거부하는 한국교회의 폭력성을 회개해야 합니다.
한국교회 전체 교인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들을 존중하거나 배려하지 않고, 여성들의 역할과 리더십을 배제하거나 무시하며, 여성 목사의 안수를 금지하거나 교회 내 사역을 폄하(貶下)하는 한국교회의 여성 차별을 회개해야 합니다.
머리 되신 주님의 몸으로서 주님을 따르지 않고, 교회를 사유화하며, 자녀나 사위에게 교회를 불법으로 세습하는 교계 현실을 제어하지 못하고, 돈의 힘에 굴복하는 한국 교회의 황금만능주의와 무력함을 회개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세계적 팬데믹 가운데서 생명에 대한 보편적 관심보다 종교집회의 자유를 주장함으로써 세상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겼던 한국교회의 집단적 이기주의를 회개해야 합니다.
사이비 이단이 발흥하도록 모든 조건을 제공했던 한국 교회의 병약함과 세상 사람들 시각에서 사이비 이단과 별로 차별성을 지니지 못한 한국교회의 게으름을 회개해야 합니다.
만일 한국교회 교단마다 진실하게 회개하지 않는다면, 버려진 소금처럼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각 교단의 정기총회는 예수께서 지금 우리와 함께 계신다면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셨을까를 질문하고, 예수의 가르침과 삶을 따르고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를 질문하고, 진지하게 응답함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려야 할 것입니다.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이웃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그 필요를 충족시켜 주는 이웃으로 다가감으로 마지막 심판의 날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기후 온난화로 고통을 당하는 인류 공동체의 현실을 질문하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잘 관리하는 청지기로서 헌신을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CBS 논평/ 정종훈 교수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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