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편지

엽서

ree610 2023. 8. 31. 10:38

엽서

ㅡ  박 세림

새해에 받은 엽서 한 장의 그림이
불을 켠 듯 환하게 다가왔다
햇살 쨍쨍한 여름날 유채꽃밭 위에
선명하게 쏟아지는 햇살이듯
그 안에 적힌 투명한
이름 하나도 다가왔다
마당가의 짱짱한 빨랫줄에 앉은
고추잠자리 날개의 이내 빛이듯
나의 새해 안부가 궁금하다
화석처럼 그냥 문자 자국으로만
새겨지지 않았는지
또 어떤 빛깔로 남았을지 궁금하다
이제 나도 별빛도 담은
파도소리도 담은
들꽃의 향기도 함께 담은
그러한 엽서를 고르리라
그래서 이름 하나의 희망이
그 어느 누구에게서 다가오듯
불 켠 듯 환하게 다가오듯
그런 엽서를 띄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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