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아/꿈

진짜 의사 '주석중 교수'

ree610 2023. 7. 5. 15:37

  환자들에게 ‘주님’이라는 별명으로 존경받던 ‘진짜 의사’ 주석중 교수(62). 서울 아산병원 심장혈관 흉부외과 교수인 그는 동료 의사들에게도 ‘탁월하고 훌륭한’이란 표현으로는 부족하다며 ‘대체 불가능한 인재’라는 절대적 신뢰를 받았다. 세상을 떠나던 그날도 이틀에 걸친 밤샘 수술에 이어 새벽 응급수술을 마치고 귀가하여 잠시 휴식한 뒤에 다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다가 병원을 500m 앞둔 곳에서 우회전하는 덤프트럭에 치이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의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장례식에는 고인의 업적 소개와 넘치는 찬사가 이어진다. 그러나 주석중 교수에게처럼 그의 삶을 통해 수백 명의 목숨을 건졌다는 감사와 앞으로 살릴 수 있는 수천 명의 응급환자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일은 별로 본 일이 없다. 오죽하면 그의 별명이 ‘주님’이었을까? 

주석중 교수는 대형병원의 원장이나 화려한 상을 받는 자리에 오른 적은 없지만 오직 환자만을 위해 헌신하고 대동맥 수술의 전문 분야 명의로 살아왔다.
응급환자를 위해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집을 얻고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도 그가 섬기는 교회 1부 예배(새벽) 찬양대에서 봉사하는 충성스러운 집사님이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의료계에는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은 전공의 지원이 전년에 이어 계속 미달한 반면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피부과 등은 지원율 상위권을 차지했다. 통계가 주는 결론은 지원자가 줄어드는 전공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덜 들고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 분야 지망자가 갈수록 많아진다는 것이다.


 신학대학교 신학과와 신학대학원의 입시지원이 미달이 된다는 보고가 되고, 지방에 부교역자 청빙 지원이 불가능에 가까워진다는 이야기가 비례한다.
신학생 시절에 아예 교회 소속이나 사역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있다니 우리 사회의 현상은 기독교의 사회적 영향의 반영이라면 지나친 말일까?
  주석중 교수의 아들이 장례식을 마치고 유품을 정리하러 그의 연구실에 들어갔다가 벽에 붙어있는 기도문을 발견하였다. “제가 환자의 치료과정에서 무엇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전혀 없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길에 달려 있습니다.”

    목사의 길을 선택한 사람은 목회가 좋아서, 사람을 사랑하기에. 교회의 신자들은 은혜임을 알기에 고맙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사명에 오로지 헌신해야 세상 사람이 교회를 바라보며 ‘당신이 예수’, ‘교회가 하늘나라’라고 하지 않을까? 

    “교수님이 떠난 오늘도 우리는 환자를 돌봅니다. 눈물을 참고 수술하고 중환자실을 지킵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주석중 교수를 잃은 동료 흉부외과 의사들이 보낸 추모사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19일 주 교수를 애도하며 홈페이지에 추모사를 올렸다.

이들은 “잠시 들렀던 집에서 남긴 ‘환자가 좋아지면 기분이 좋다’라는 말씀이, 교수님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며 “입버릇처럼 하던 한마디와 환한 웃음만을 남긴 채 교수님은 우리 곁을 떠나버렸다”고 했다.

  이들은 주 교수가 시간만 생기면 전화를 걸어 “후배들을 위해 우리가 흉부외과를 더 좋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왔다며 “24시간 환자를 걱정했고 흉부외과의 미래를 걱정했다”고 회상했다.

     이들은 “숙제를 잔뜩 만들어 주신 채 떠나 버리셨다. 사랑했던 환자들과 흉부외과는 남은 우리의 몫이 됐다”며 “교수님이 사랑하던 환자를, 아끼셨던 세상을 저희가 열심히 돌보겠다”고 했다.

주 교수는 6월 16일 새벽 응급 대동맥 박리 수술을 끝내고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있던 집에 들렀다가 오후에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는 길에 덤프트럭에 치여 숨졌다.

출처 : 청년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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