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실어
ㅡ 박남준
어찌 지내시는가 아침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하늘의 해, 지는 노을 저편으로 수줍게
얼굴 내어미는 아미고운 달, 그곳에도 무사한지
올 장마가 길어 지루할거라느니 유별나게
무더울 거라느니, 그런가 보다, 그런가 보다
흐르는 것은 물만이 아니었는지 초복인가
했더니 어느덧 말복이 찾아들고 입추라니,
가을의 문턱에 들었다니 아, 그런가보다
그런가보다.이곳 모악의 밤도 이제 서늘한
입김을 피워올리니 따뜻한 불기가 간절하구려
보고싶구려 내 날마다의 밤 그리움으로 지핀 등
따뜻한 온돌의 기운 바람에 실어 보내노니
어디 한 번 받아보시려나 서리서리 펼쳐보며 이 몸 생각, 한 점 해 주실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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