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김규동
달아났다 노인들이
의정부 동두천 방면으로
아니 아산만 쪽으로 갔을까
아니다 강원도 쪽이다
구름타고
더러는 달구지 빌어 타고 갔다
업어주고 안아주고
어미 대신 우유 보리차 먹여 키웠는데
우리 손자 손녀
어느 새 저렇게 컸구나
강남역 근처는
젊은이들 나라
거기 노인 끼어들 틈 없어라
넘실거린다 물결
흘러라 한 시대의 끝은
도망갔다 예의바른 노인들이
나 또한
지하도 계단에 기어올라
숨 몰아쉬며 달아났다
달아났다
강남역에서.
강남역
김규동
달아났다 노인들이
의정부 동두천 방면으로
아니 아산만 쪽으로 갔을까
아니다 강원도 쪽이다
구름타고
더러는 달구지 빌어 타고 갔다
업어주고 안아주고
어미 대신 우유 보리차 먹여 키웠는데
우리 손자 손녀
어느 새 저렇게 컸구나
강남역 근처는
젊은이들 나라
거기 노인 끼어들 틈 없어라
넘실거린다 물결
흘러라 한 시대의 끝은
도망갔다 예의바른 노인들이
나 또한
지하도 계단에 기어올라
숨 몰아쉬며 달아났다
달아났다
강남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