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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지극함에 머물라 - 곽노순 - 척하는 것은 남을 의식하기 때문이요, 속의 불안에서 나는 것이다. 착한 것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ree610 2024. 7. 27. 14:29

 

존재의 지극함에 머물라

곽노순

척하는 것은 남을 의식하기 때문이요,
속의 불안에서 나는 것이다.
착한 것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속의 기쁨에서 나는 것이다.

착하되 자기 착한 줄을 모르면 그는 참된 것이다.
참된 것과 참는 것은 서로 통한다.
참는다는 것은 내게 향해 오는 온갖 작용을
지긋이 내버려 둔다는 뜻이다.
참되다는 것은 내 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작용도
정죄함이 없이 지긋이 바라본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참됨도 참음도 존재의 지긋한 상태를 의미한다.

지긋함의 반대인 거짓됨이란
외부 작용이 내게 향해 올 때도 떨리고
내가 밖으로 작용할 때도 떨리고
가만히 있을 때에도 떨리는 상태를 말한다.
그런데 기쁨도 떨림의 에너지이기 때문에
언제 불안으로 바귈지 모른다.
이 불안에서는 척함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존재의 항구적인 처소인 지긋함에 머물라!
나무도 구름도, 대지도 예수도 참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