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둔 지 오래되어 이제는
빛이 바랬습니다
- 에밀리 브론테 -
버려둔 지 오래되어 이제는 빛이 바랬습니다.
상냥하고 매혹적이었던 그 미소가 반쯤은 퇴색되었고
안색도 곰팡이와 습기에 흉하게 변했고
아름다운 꽃도 세월에 잿빛이 되었습니다.
그대의 비단결 머리채만이 아직도
곱게 땋은 채 사진 아래 놓여 있어
한때 그 모습이 어땠을지 말해주며
그 이미지를 마음에 그리게 해줍니다.
아름다워라, 사랑의 시행을 적었을 그 손이여,
“사랑하는 그대, 내 사랑을 진실되게 해주세요, 영원히.”
그 사랑의 맹세, 펜으로 적으며
섬섬옥수, 경쾌하게 날아다녔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