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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출신 시민들의 '채해병 사망의 진상규명과 박정훈 대령의 부당한 항명죄 기소'에 특검 촉구

ree610 2024. 4. 25. 20:19

2024. 4.25(목) 오전 박주민 민주당의원 주선으로 해병 출신 시민들의 '채해병 사망의  진상규명과 박정훈 대령의 부당한 항명죄 기소'에 대한 국회 특검을 요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이 국회 소통관에서 있었다.

권태영 정의자유 해병연대 준비위원장의 사회로 황석영 작가, 이진 목사, 김경일 신부, 진우 스님, 김영 인하대명예교수가 참석해 기자회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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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요구한다!>

작년 여름 전국적인 폭우 사고가 일어나자 구조 수색에 나선 해병대 채수근 해병이 목숨을 잃었고,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는 급류의 한 가운데서 구명조끼나 기초적인 안전 장구도 갖추지 않은 무모한 수색 작업 중에 일어난 사고였음이 밝혀졌다. 윤석열 정부는 바로 직전에 일어났던 이태원 참사의 발생과 이후 처리 과정에서 국민 안전에 대한 무능 무책임으로 집권 초기부터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

사고 한 해 전 여름에 일어났던 물난리에 해병대 병력이 도심지 복구작업에 투입되어 여론의 호평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대통령과 해병 사단장 사이에 인연이 생겼다고 추론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해병사단장은 이듬해의 급류 구조 수색 작전에서 일선 지휘관들의 건의를 묵살하고 무리하게 위험지역 투입을 명령했기 때문이다. 병사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힐 필요가 없으며 그것을 입히면 해병대의 상징인 붉은 셔츠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단장의 명령은 이를테면 보여주기식 작전임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급류 수색 작업의 중단을 요구한 현장의 의견은 묵살되었으며 이것이 해병 사단장의 공명심에 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국민은 채수근 해병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 이러한 사고의 재발을 막고 지휘 책임을 묻기 위해서도 철저한 진상 규명 및 조사와 처벌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났고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도 공감하고 있었다. 이에 수사를 맡은 박정훈 대령은 진상 규명으로 채 해병의 죽음이 헛되거나 억울한 일이 되지 않도록 현장 지휘관에서 사단장에 이르기까지 책임과 잘못을 묻게 될 조사를 철저히 하여 경찰에 이첩하였지만, 대통령이 국방부장관에게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는가’ 라는 격노의 지적이 있었고 이는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수사에 개입하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명백한 사례로 기록되었다. 정의로운 수사로 판결하고 논공행상해야 할 정부는 오히려 수사에 대한 개입과 억압을 넘어서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을 항명 수괴 죄로 몰아세웠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은 사건의 은폐와 왜곡을 위하여 각 부서의 관계자들을 특진 또는 공천 또는 해외 부임 등으로 무리한 임시방편의 수로 사건을 키워 왔다.

국가의 근본을 떠받치는 국민의 4대 의무 중 국방의 의무는 그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목숨까지 담보로 내놓을 만큼 위중하고 신성한 것이다. 정부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정의롭게 이 의무를 마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신뢰를 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군은 어느 위정자의 사병이나 어느 장군의 출세 수단이 아니라, 국민의 아들딸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민의 군대이다. 이러한 정부와 국민 간의 신뢰를 저버린 대통령이나 일선 지휘관은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하고 정치 사회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이것은 여당 야당 또는 보수 진보의 진영을 가르는 문제가 아니다. 민주국가의 정부와 국민 사이의 정의 신뢰 문제는 나라를 떠받치는 기본 토대라는 점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정부를 이끌어 오며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는 실정과 무능을 보여준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며, 이후 특검을 위하여 상정하고 거부당한 사건들을 차례로 규명하여 이를 저지른 자들은 물론 동조하고 방임했던 모든 관계자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2024년 4월 25일    황석영